Cheetah Skin Guitar Pick 과압회로 :: 과압회로

길을 걷다가 메이드 카페가 보여서 들어가봤어요
 
카페 첫인상은 이런 느낌 ↓

영화: but i'm a cheerleader

분홍스러운데 깨끗한 분홍은 아니고
어딘가 지저분하고 집창촌이 떠오르는 분홍색이었어요
전 그런 음지스러움이 오히려 좋지만요
 
들어가니까 어설프게 가발을 쓴 메이드가 반겨 줬어요. 제 또래거나 저보다 좀 더 어린 것 같더라고요
그 애가 제 담당 메이드 J짱(가명)이에요
 

옆에서 바쁘게 체키를 꾸미고 있는 소녀가 J짱

의외였던 점은 저를 제외한 모든 손님이 남자라는 거였어요
멘헤라 소녀들만 오는 곳인 줄 알았는데 ;..
 
어설프게 플러팅을 시도하는 오타쿠 남성들을 구경하는 건 꽤 흥미로웠어요
 

11000원짜리 파르페

파르페를 시켰고요
비위생적인 맛이었어요. 안 씻은 손으로 주물럭댄 느낌의 맛 

양이 적어서 다행이었네요
 

천천히 먹고 있으니 메이드가 한 명씩 와서 자기소개를 하고 명함을 주고 갔어요
전부 컨셉이 달라요. 뱀파이어, 요정, 다람쥐, 아이돌 등
대부분 20대 중후반 정도로 보였어요
 
다들 화장이 과해서 분가루가 날렸어요. 손엔 아이라이너와 섀도우 자국 투성이었고요
예쁘다기보단 어색한 인형 같았어요. 말투는 다들 상냥했지만요
이분들이 알바가 끝나면 뒷골목에서 담배를 피며 손님 디스전을 펼칠 걸 생각하니 참 즐겁네요
 
인간은 원래 지저분한 돈냄새가 나는거고
그게 인간적인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전 인간적인 것들이 좋아요
 

게임도 있길래 호기심이 생겨서
J짱을 호명해서 시도해봤어요
 
결과:
오목, 스위치, 젠가 모두 처절하게 패배
J짱은 보통 고수가 아니었어요 .. . 특히 오목 실력은 두려울 정도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오목으로 돈내기를 했다는 말을 듣고 납득했어요
한국 메이드는 역시 강하네요

체키도 찍었어요. 옆에서 J짱이 즉석으로 꾸며 줬어요
 
무척
귀엽고
소녀력이 만땅 충전됐어요 .ㅜㅜ
2D에서 튀어나온 듯한 미소녀가 내 옆에 서 있다니;; 이게 체키구나
 
메이드의 도 넘은 화장은 카메라 앞에서 빛나는 것이었어요
메차쿠차 귀여운 결과물에 모든 기억이 미화되더군요
 

곰팡이 냄새 나는 포토존 <좋다는뜻

카페는 지하에 있었는데
밖으로 나와 밤공기를 마시니 좀 정화되는 느낌이었어요
근데 몸에 밴 돈냄새는 사라지지 않았어요
뭔가 몽롱하고 우울한 상태가 되었네요
 
나름 즐거웠어서 재방문 의사는 없진 않은데
나중에 보니 사장이 문돼 이미지의 가오 넘치는 남성이었어서 불쾌했어요
그 사람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기 싫어요
그래서 다시 안 갈 것 같아요
 
버킷리스트 하나 달성

 

수업 중 재채기를 한 학생이 폭발하여 주변에 피가 튀었다.

 

 

새빨간 배경에서 까만 눈과 비이상적으로 긴 목을 가진 소녀가 앞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그림이다.

 

'관계자외 출입금지', '위험장소' 등이 적혀 있는 기계실의 출입문이다.
어두운 배경에 파랗고 빨간 배수펌프 관련 설비가 우뚝 서 있다.
'감전 위험'이라 적힌 전기 제어 패널이 수없이 늘어져 있다.
빛이 거의 들지 않는 어두운 배경에 새빨간 배관들이 나열되어 있다.
오래 방치된 듯 낡고 더러운 화장실이다. 벽은 노랗게 변색되었으며 위쪽엔 빨간 배관이 보인다.

 

관계자외 출입금지 표지만 보면 가슴이 설레서 어쩔 수 없어요

 

 

 

 

실망스러웠어요

조명은 화려했지만 전시품이 없어서 헐렁헐렁했고
마치 폐업 절차에 있는 가게 같았어요
 
팝업이니까 규모가 작을거라 예상은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미쿠인데 ..
 

계단 손잡이 위쪽에 카가미네 렌이 손을 뻗는 일러스트가 있다.
카가미네 린과 보컬로이드 메이코의 등신대가 함께 서 있다.
하츠네 미쿠, 카가미네 린, 카가미네 렌, 메이코의 등신대가 서 있다.

외로이 서있는 등신대
백화점 쇼핑 온 비오타쿠들이 흘깃거리고 지나갔어요
동물원인 것처럼
이불 가져다가 덮어주고 싶었어요 얘네도 좀 쉬라고
 

사쿠라 미쿠의 쿠션과 기타 미쿠 굿즈가 진열되어 있다.

굿즈 종류는 몇 없었어요
사진에 보이는게 거의 끝. 
이쁘긴 했지만요
 
탐이 났던 굿즈는 아래의 엽서 세트
 

귀여운 미소녀 그림체로 그려진 하츠네 미쿠 엽서 세트가 있다.

귀엽지만 사지는 않았어요
미쿠는 공식 굿즈가 2차 굿즈 같아요
서코 가는게 더 가성비 좋을 것 같고
 .
 
근데 요즘 미쿠 따라가기 힘드네요
 

2020년 릴리즈된 하츠네 미쿠 NT의 공식 일러스트이다.

요즘 미쿠는 이렇게 생겼대요
mz하고
뉴진스같죠
 
 

하츠네 미쿠 V2의 공식 일러스트이다.

제 기억속 미쿠는 이렇게 생겼거든요
2000년대 초반 미쿠.
 .

 

방문객들이 남긴 수많은 포스트잇이 벽에 붙어 있다.

숫자는 많은데 허전하게 느껴지던 방명록 
 

구석에 작게 자리잡은 하츠네 미쿠 신촌 팝업 스토어이다. 파란 조명이 빛나고 있다.

사진에 보이는 게 스토어의 전부예요
 

1인용 소파 위에 사쿠라 미쿠 쿠션이 놓여 있다.

미쿠 컨셉 방도 작게 꾸며져 있었어요
쿠션은 마음에 들어서 꼭 끌어안아주고 왔어요
의외로 뽀송한 냄새였답니다
 
팝업스토어랑은 별개의 이야기지만
제 가게 취향은 아래 사진같은 느낌이에요
 
 

빈틈없이 애니메이션 굿즈가 나열된 낡은 방이다.

먼저 풀풀 나고 온갖 그뭔씹 장르가 뒤섞인 잡화점에서
구석구석 미쿠 골동품을 발굴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요
 
언젠가 이런 전당포같은 굿즈샵을 만들고 싶네요
 
 
고전 미쿠가 그리워요
고전 미쿠 카드가 그립고 고전 넨도가 그리워요
이젠 시대에 뒤쳐진 고전들

 
그래도 고전 미쿠가 빛나는 이유는 mz 미쿠가 열일하고 있어서겠죠
고마워요 mz미쿠